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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낙농을 수출하는 나라로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6-01-29 10:57:24
  • 조회수62

우유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낙농을 수출하는 나라로

-      한국 유제품 및 유가공품과 K-낙농 패키지 수출의 현실과 가능성 -

천하제일사료 마케팅실 축우PM

감동근 박사

 

1. 한국 낙농과 수출이라는 단어의 거리감

국내 낙농 현장에서 수출은 언제나 한 걸음 떨어진 이야기로 생각되어 왔다. 원유수급 조절, 쿼터 이슈, 사료비용과 인건비 상승, 환경 규제 대응까지 농가와 산업이 감당해야 할 과제는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친다. 이런 상황에서 유제품을 해외로 팔자라는 이야기는 현장에서는 종종 현실감 없는 구호로 받아들여져 왔다.

실제로 한국 낙농은 태생적으로 내수 공급 안정을 목표로 설계된 산업이라 볼 수 있다. 원유 가격 제도, 가공 구조, 유통 시스템 모두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구축되어 왔으며, 수출은 주력 전략이기보다 부수적 선택에 가까웠다. 그 결과 한국 유제품의 수출 규모는 전체 농식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고,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느껴지는 변화는 현장에 새로운 기대로 다가온다. 해외 바이어와 정책 담당자들이 한국 낙농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히 비싼 우유를 생산하는 나라가 아니라, “가치있는 우유를 만드는 낙농을 하는 나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2. 한국 유제품과 유가공품 수출의 현황과 구조

한국의 유제품 수출은 분유, 조제분유, 일부 발효유 및 유단백 가공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요 수출 대상국은 동남아시아, 중동, 중국 일부 프리미엄 시장 등이 주를 이룬다. 전체 물량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낙농 강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품목 구성은 점차 범용 낙농품에서 기능 및 특수 목적 낙농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방향이라 볼 수 있다. 한국 원유 생산비는 국제 평균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며, 이로 인해 대량 소비용 치즈, 버터, 탈지분유 등에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반면, 식품 안전성, 위생관리, 품질 이력관리가 중요한 시장에서는 한국 유제품이 일정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2024년 농림축산식품 수출입 동향 및 통계, 농림축산식품부).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유제품을 평가할 때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요소는 원유 생산 단계부터의 뛰어난 위생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고, “잔류물질 및 항생제 관리 기준이 엄격하고, “문제 발생 시 책임 구조의 명확성이 투명한 낙농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라는 것이다. 이는 유럽이나 오세아니아와 같은 대규모 낙농국가와는 다른 경쟁 포인트라 생각한다. 한국은 싸고 많은 우유를 공급할 수 있는 국가는 아니지만, “관리되고 투명하게 안전한 유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3. K-낙농 패키지 수출을 제품은 넘어 시스템으로

최근 낙농연구회 (회장: 서성원 교수) 심포지엄 등을 통해 연구회 회장님 이하 저자와 많은 회원들이 공감하는 것이 ‘K-낙농 패키지이다. 이는 단순히 유제품이나 사료, 기자재를 묶어서 판매하는 개념이 아닌 다음과 같은 요소를 통합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l  젖소 사양관리 및 번식 관리 프로토콜

l  질병 예방과 위생 관리 시스템

l  한국형 영양관리 - TMR 및 사료 급여 기준

l  착유 위생과 원유 품질관리 체계

l  조합 기반의 조직 운영과 교육 시스템

, 한국 낙농이 현장에서 작동해 온 운영방식을 표준화해 수출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국제 기구 자료들에 따르면, 많은 신흥 국가들은 낙농 산업을 육성하고 싶어 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 숙련된 인력의 부족, 사료자원 및 기술 부족, 열악한 기후 환경 조건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FAO, 2022)

이 지점에서 대한민국 낙농의 경험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제한된 자원과 공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목장에서 생산성, 품질, 위생을 동시에 관리해 온 경험과 노하우는 많은 낙농 개발 도상 국가들에게 우리 상황에 맞는 모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현실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4. 한국 낙농의 장단점으로 바라본 수출 가능성

한국 낙농의 가장 큰 강점은 개별 각각의 기술 그 자체보다 전체적인 운영의 조화와 창의적인 적용에 있다. 질병관리, 위생기준, 사양관리 프로토콜이 현장에 비교적 균일하고도 창조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산학과 지역 조합과 단체를 중심으로 한 발전적인 교육과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해외에서 단기간에 모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수출을 전제로 한 제품과 기술 설계 경험은 충분하지 못하다. 낙농 수출을 전담하는 조직이나 인력도 부족하며, 해외 현장 대응 경험은 아직 일부 사례에 국한되어 있다. 무엇보다 높은 원유 생산비 구조는 여전히 가장 큰 제약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3) 그리고 글로벌 메이저 낙농 국가들과의 경쟁과 국가별 검역 제한, 인증 장벽, 물류비와 환율 변동성 등은 상존하는 위험 요인이다. 특히, 단기 성과만을 위해 무리한 접근은 실패 가능성만 높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와 중동지역 그리고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안보와 자국 낙농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완성된 선진 모델 보다는, 자국 현실에 맞게 적용 가능한 창의적이고 단계적인 모델을 필요로 한다. 이는 K- 낙농 패키지가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다 (OECD-FAO, 2023).

 

5. 낙농 패키지 수출을 위해 우리가 할일

무엇보다 K-낙농 패키지를 수출하려면 현장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수출 전략은 명확해야 한다. , “양적으로 많이 파는 수출이 아닌, 질적이고 장기적인 수출 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아래 세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유제품 수출은 기능성 제품군, 특수 목적 제품군을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고부가가치를 기반으로 한국 유제품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K-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도 K-푸드 수출에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는 상황에 낙농제품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그림1). 여기에 식량자원이 필요한 국가에 ODA 사업 등을 통한 분유, 유단백 소재, 장기보관 제품군은 한국 낙농 제품이 접근 가능한 또 하나의 시장이 될 것이다.

둘째, K-낙농 패키지는 단순한 개별 기술의 확보보다 우리가 보유한 기술에 대한 운영모델과 이를 운영하고 전파할 인력 양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ICT, 사양관리, 번식, 질병,  유질관리 등 목장 운영 교육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현지에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셋째, 학교와 산업체, 연구기관 및 생산자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단일 주체의 수출이 아닌, 산업 전체의 경험을 묶어 제하시는 방식이어야 한다.

 

6. 맺음말

K-낙농 수출은 국내 낙농의 현실을 도피하거나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현장에서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경험을 다른 현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이자 또 하나의 낙농 현장이다. 한국 낙농이 걸어온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관리 기준과 운영 노하우는 이제 하나의 자산이 되었다. K-낙농 패키지 수출은 멀리 있는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국내 낙농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또 하나의 낙농 현장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농림축산식품부. (2024). 농식품 수출 통계 및 정책 자료.
  2.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3).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전략.
  3.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2). 농식품 수출 사례집.
  4. FAO. (2022). Dairy Development and Milk Production Systems.
  5. OECD-FAO. (2023). Agricultural Outlook.

 

출처 : <월간낙농> 2월호